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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예닮 교회 하노이

8월 2일 묵상

전 경북대 총장으로 계시던 박찬석 교수님의 글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천이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 되는 나를 대구로 보냈다.

대구중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恨)을 자식을 통해 풀자고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에게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배"  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걸이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 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버지~~~"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나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속에서 숨을 안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 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때 되던 어느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때 1등은요..." 하고 말을 시작 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 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 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 없다.


오늘 아침을 시작하며 읽어본 글에서 왜?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알게 된건, 바로 아버지의 마음 이었습니다.


우리가 잘아는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둘쨰 아들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구속과 속박으로 생각하는 아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우리라면 절대로 안될 요구 사항을 아버지께서 수락하시는 겁니다.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배우자든, 자녀들이 잘못된 길을 갈 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고칠 때까지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명으로 알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계속합니다.


들을 귀가 있는 자만 듣게 되는 겁니다.

돌아온 탕자에 둘쨰 아들에게는 들을 귀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communication channel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data를 많이 보내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그러면 들을 귀가 없는 둘쨰 아들에게 왜 재산을 주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이 일을 통하여 아들의 변화를 기대한 겁니다.

아담과 화와가 범죄한 이후 인간은 정죄를 받아 죄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받아 마음이 감동이 되면 그는 죄를 떠나게 되는 겁니다.

사랑으로 삶이 변화됩니다.


수년 전 어느 목사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해 보았습니다.

"사람을 변화하게 하는것은 사람이다"라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변화 합니다. 바로 사랑으로.

많은 말과 가르침이 아니라.. 사랑으로.. 용납으로…

우리 예수님이 보여주신 삶입니다.


베드로가 그의 삶을 변화 받은곳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은 바로 사랑으로 용납되어지는 순간인 겁니다.

오늘 둘쨰 아들의 삶에서 아버지는 그 순간을 기대하며, 기다리신 겁니다.

다시 돌아오는 순간.. 잃어버린 재산이 아까운것이 아닙니다.

그 아들이 이제 사랑을 받고, 그 사랑으로 변화되는..


한주간을 살아가며, 그렇게 우리가 주변을 변화 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으로 용납하며, 감싸는 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사랑이 우리 자녀들을, 배우자를, 그리고 우리 이웃을 변화하게 합니다.

나의 원대로가 아닙니다.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그들에게 들을수 있는 귀 또한 열게 하실 겁니다.

탕자에게 살림을 나누어주는 아버지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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